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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 모임으로 하나 되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4C010306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류명환

옛날 마을에서는 따로 모임을 만들 필요도 없이, 수시로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희로애락을 같이 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듯이 마을 사람들이 서로 만나는 형태도 많이 변하여, 이제는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일정한 조건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모임을 만든다.

소토리에서는 노인회, 친목회, 청년회, 부녀회와 같이 다양한 모임을 가지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유대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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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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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회

마을의 경로당은 국가가 지원하여 공공기관에서 매달 10만원씩 지원금이 나오고, 연료비도 1년에 3번 30만원씩 나온다. 경로당의 가입 기준 나이는 65세 이상이다. 친목회는 30여 명 정도의 동네 주민들이 함께 하는 모임인데, 동네에서 자체적으로 이루어지며 함께 관광을 가거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친목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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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청년회라고 하면 흔히 20~30대의 청년들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농촌에서는 20~30대 아들을 가진 아버지들도 청년이라 불린다. 이렇게 청년회에서는 50세 미만의 남성이 회원이 되고, 지금은 타지에 살고 있더라도 마을 청년회에 필요한 일이 생기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인다.

청년회 회원이며 이장인 소노마을 정진석은 자신의 부인도 부인회 같은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잘 가지 않는다고 하며 이런 모임이 그리 활발하지 않다고 하였다.

“청년회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평일 날은 시간도 없고 노는 날, 추석, 설날에 마을 청소를 해주고 정월 대보름날 동네 어른들 잔치가 있으면 그곳에 가서 일손을 거들어주는 것이 전부 다 아이가.”(정진석, 소노마을 이장, 65세)

또한 남성들뿐만 아니라 마을의 여성들끼리도 예전부터 부녀회를 만들어 모이고 있었다. 총 인원은 15명 정도 되는데 개인적으로 바쁜 사람이 많다보니 요즘은 한 10명 정도만 참여한다. 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어 다 어르신들이나 본토사람들의 며느리며, 나이는 모두 50대가 넘는다. 회비는 한 달에 만원씩 낸다.

부녀회에서는 마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일들을 젊은 사람들이 가서 봉사하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다. 만약 결혼식과 같은 경조사가 있으면 부녀회에서는 그들이 정한 규칙에 따라, 돈을 모아 부녀회 이름으로 20만원씩 준다.

동네가 작아 특별히 하는 건 없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남편, 자식이야기나 마을 이야기와 같이 시시콜콜한 말들을 나누며 그들끼리 회포를 푼다. 시골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나 어떤 집 자식이 결혼할 때 나누어 먹을 음식을 하는데 많은 일손이 필요한데, 이럴 때에도 부녀회에서 모여 함께 일을 도와준다. 또한 여름에 한가해지면 부녀회원들과 함께 어울려서 계곡도 가고, 가을에 추수하고 나서 여유가 생길 때 마을에서 다 같이 놀러 가면 부녀회에서는 쫓아가서 같이 놀기도 하고, 일을 하기도 한다.(이정수, 소노마을 농민, 50세)

소노마을 이영필 할머니께서는 옛날 부녀회가 없을 때의 마을 여자들 모임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옛날 여자들은 하루 종일 집에서 일만해서 놀러갈 시간이 없었다 아이가. 그래도 자주는 못하고 일 년에 한 번씩 ‘화전(꽃놀이)놀이’를 가기는 했는기라. 주로 이 뒷산에 가서 많은 놀았다 아이가. 산에 올라가면 절도 있고 꽃도 있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집집마다 술도 가져오고 먹을 것도 가져와서 함께 놀고 즐기다가 하루해를 보내는 것이 보통의 화전놀이라는 게야.”

화전놀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이어 할머니께서는 “그런데 요새는 화전놀이보다는 개인적으로 해외여행을 많이 간다 아이가. 또 예전에는 제사나 집에 큰 일 치르면 어른들을 모시거나 해서 함께 술을 먹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기껏해야 마을회관에서 먹을거리 차려놓고 하는 것이 전부다 아이가. 또 이전에는 다들 살기가 힘드니까 품앗이 한다고 쌀도 거두고 했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하는기라. 다들 먹고는 살만하니까 이렇게 변하는 것 아니가.”며 이러한 일들이 지금은 먼 추억인양 말씀하신다.(이영필, 소노마을 농민, 83세)

소노마을에는 부녀회, 청년회 외에도 마을 화목계, 동갑계 등의 모임도 조직되어 있다. 그 이름만 들어도 이런 모임이 소노마을 사람들의 끈끈한 연결 고리가 되고 있는 듯하다.

소노마을의 계에서는 마을 단위로 1년에 한 번씩 모여서 야외에 놀러 간다. 그리고 여기는 동래정씨 집성촌이므로 문중계가 또 따로 있으며 친목계 같은 성격을 가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정진석, 소노마을 이장, 65세)

소노마을 박무영 씨는 올해(2008)로 칠순이 되어 계모임에서 잔치를 위해 서울로 관광을 다녀왔다. 이 마을에는 마을 화목계가 있어 노인과 젊은이들이 함께 가입하여 일 년에 한 번씩 놀러가거나 그렇지 못할 때에는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 이름처럼 화목하게 사는 것이 목적인 계인 것이다.(박무영, 소노마을 농민, 70세)

화목계는 이 마을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지만,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은 가입하지 못한다고 한다. 회비는 혼자면 한 달에 오천 원, 둘이 하면 만원을 낸다.

“오늘 낮에도 회관에서 잔치하는데, 가면 점심을 준다 아이가. 오늘은 가면 사람들 디기 많이 올꺼다. 딸 치웠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술 한 잔 주는 거라서. 우리 동네는 잔치를 하거나 제사를 지내거나 하면 마을 사람들 한잔 준다고 회관에다가 음식을 해서 갖다 준다. 먹고 얘기하고 앉아 놀다가 헤어지고 그란다.”며 박무영은 서둘러 회관으로 걸음을 옮긴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이 동네에서만 하는 화목계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동네 사람들과도 친구계, 동갑계라는 이름의 계를 만들어 하나 되고 있었다. 이러한 계들은 면 소재지에서 동갑계, 친구계를 한다고 한 명을 설득해서 초청하면 주민들이 가는 형식이다.

동갑계 같은 경우에는 면 소재지에서 인적사항을 떼어 마을 주민들의 나이를 보고, 연령이 비슷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동갑계를 알린다.(박무영, 소노마을 농민, 70세) 이것은 마을들이 서로 소원해져가는 가운데 화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정보제공]

  • •  정진석(소노마을 이장, 65세)
  • •  이정수(소노마을 농민, 50세)
  • •  이영필(소노마을 농민, 83세)
  • •  박무영(소노마을 농민, 7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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