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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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
집필자 | 이병찬 |
[정의]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지역에서 돼지 아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돼지 아이」는 돼지라는 이물(異物)과의 교혼(交婚)으로 태어난 아이가 영웅으로 성장하여 난관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다는 신이담이자 영웅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3년 10월 대진 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간행한 『제2차 답사 자료집』-군내면에 수록되어 있다.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포천 군지』와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도 각각 실려 있다.
[내용]
옛날에 어떤 마을에서 남자가 나라에 충성을 하러 가면, 그 후에 그 부인이 어디론가 사라지곤 했다고 한다. 이에 한 남자는 자기 부인이 사라질까 두려워서, 비초황을 하나씩 나눠 갖고 누에 실에 물을 들여 각자의 발목에다 묶어 놓았다. 그런데도 그 여자가 석 달 만에 사라져 버렸다. 남자는 부인을 찾아다니다가, 부인 발목에 묶어 둔 실이 걸린 너럭바위를 보게 되었다. 이 너럭바위는 밤이면 구멍이 뚫려 괴물인 돼지가 드나드는 것이었다.
한편, 돼지에게 붙잡혀 간 부인은 날마다 눈물을 흘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인이 잠에서 깬 돼지를 꼬드겨서 죽여 버렸다. 드디어 남편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열 넉 달 만에 아이를 낳았는데 돼지를 낳았다. 이에 부인이 깜짝 놀라 그 돼지를 갖다 버렸다. 버려진 돼지 아이는 선녀가 주어다 키웠는데, 남자가 석 달 후에 선녀에게서 아이를 찾아왔다.
아이의 나이가 열두 살 때 아버지는 죽고, 아이는 도를 닦기 위해 길을 떠났다. 어느 집 하인으로 들어간 아이는 주인의 마음에 들어, 그 집 딸과 결혼했다. 하지만 매일 잠만 자고 아무 일도 하지 않자, 하루는 주인이 함을 하나 들고 와서 거기에 무엇이 들어 있는 지를 써 바치라고 독촉했다. 그러자 아이가 병아리를 그려서 붙였다. 그 속에는 병아리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임금님이 그를 불러 큰 잔치를 해 주었다.
아이가 다시 도를 닦으러 집을 떠났다. 가다가 용을 타고 큰 강을 건너 깊은 산에 들어갔다. 얼마 후에 다시 산을 떠난 아이는, 길에서 울고 있는 젊은 여자를 만났다. 또 길을 가다가 어떤 노인에게 물어 저승길에 들어가게 되었다. 저승에 간 아이는 그곳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나중에 세월이 흘러 저승에서 나와서, 자기 색시를 데리고 머리가 하얗게 된 어머니에게 돌아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돼지 아이」의 주요 모티프는 ‘이물 교혼(異物交婚)’, ‘기아(棄兒)’, ‘기이한 탄생’, ‘수수께끼 해결’ 등이다. 발단 부분은 땅속의 괴물을 퇴치한 인물이 부인[공주]을 얻고 영웅으로 등극하는 「지하 대적 퇴치 설화(地下大賊退治說話)」를 채용하였다. 이 유형의 설화는 전국적인 분포 양상을 보이는데, 「홍길동전」의 후반에도 홍길동이 ‘율도국’을 세운 뒤, 지하 굴에서 요괴를 퇴치하고 그 요괴에게 납치되었던 여인을 아내로 삼은 내용으로 활용된 바 있다. 「돼지 아이」는 어떤 부인이 돼지와의 교혼으로 탄생한 아이가 신비한 능력을 보이면서 결혼도 하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