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001855
한자 說話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포천시
집필자 이병찬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옛날부터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설화(說話)는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 형태의 민간 서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설화는 통상 그 갈래를 신화, 전설, 민담으로 삼분하고 있다. 설화가 구연되는 이야기판은 생활의 일부였기에, 그곳의 이야기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우주와 세계, 인간의 삶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야기의 종류 또한 허구적인 이야기는 물론, 역사적인 성격을 띠는 인물 또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 개개인이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갖가지 삶의 내력이나 견문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야기판에서 구연되는 이야기가 모두 설화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과 경험담 등은 설화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유형]

포천 지역의 설화는 유형에 따라 인물담(人物譚), 사건담(事件譚), 동물담(動物譚), 귀신담(鬼神譚), 소화(笑話), 지명 유래담(地名由來譚)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설화 자료는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 실린 것을 대상으로 하여 유형별 설화의 양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인물담

인물담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등장인물의 성품이나 능력 자체에 관심의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인물담은 모두 99편으로 가장 많다. 이들은 다시 역사적으로 유명 인물과 무명 인물의 이야기로 크게 나뉜다. ‘유명 인물 이야기’가 모두 59편이고, ‘무명 인물 이야기’가 40편이 된다.

1) 유명 인물의 경우

주제에 따라 효(孝)와 열(烈) 관련이 11편, 그리고 인물의 신분에 따라 왕 3편, 대신 27편, 장군 11편, 기타 7편 등으로 나타난다.

여기의 유명 인물은 대부분 포천에 지역적 연고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예를 들면 왕의 경우는 「궁예와 명성산」과 같이 모두 궁예왕의 이야기로서 행정 구역으로 철원과 가까운 지역에서 채록된 것이다. 또한 효와 열 이야기 중에서 5편이 「효자 보성 오씨」와 같이 포천시 어룡동 일대의 보성 오씨와 관련된 것이다. 대신 이야기 가운데는 「양문 대신」과 같이 특히 포천에서 말년을 보낸 이서구(李書九)[1754~1825]의 이야기가 10편으로 가장 많고, 포천에 연고가 있는 오성 이항복(李恒福)[1556~1618]과 한음 이덕형(李德馨)[1561~1613]의 이야기는 모두 7편이다. 같은 인물이 중복되는 유사 설화는 이 고장 인물의 특색 있는 한 틀을 창출해 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설화 집단의 의식 구조를 엿볼 수도 있다.

2) 무명 인물의 경우

주제별로 효와 열 7편, 착한 마음씨 5편, 지혜와 꾀 14편, 바보[어리석음] 5편, 힘과 용기 5편, 기타 4편 등으로 나타난다. 이름 없는 민중 층에도 효자와 효부, 열녀가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착한 마음을 가진 인물도 거지 소년과 며느리, 영감님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꾀 많은 아이」와 같이 지혜와 꾀에 얽힌 이야기가 14편이고, 「거인을 물리친 효자」와 같이 힘과 용기 이야기가 5편이나 된다는 사실은 힘없는 보통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들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의 이야기를 합하면 무명 인물 이야기의 거의 절반에 가깝다.

2. 사건담(事件譚)

사건담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인물 자체보다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사건에 흥미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야기이다. 이것을 제재에 따라 풍수담(風水譚) 13편, 시집살이 5편, 변신담(變身譚) 9편, 신이담(神異譚) 6편, 결혼담(結婚譚)[연애담 포함] 4편, 기타 7편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사건담에 속하는 이야기는 모두 44편으로, 이 중에서 「천하 명당 자리」와 같이 풍수담이 가장 많고, 「구렁이 선비」와 같은 변신 이야기와 신이한 이야기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3. 동물담(動物譚)

동물담은 앞의 인물담이나 사건담처럼 이야기의 주체가 사람이 아니고 동물인 이야기이다. 이 유형은 같은 동물의 이야기를 모아 그 편수를 고려하여 호랑이 이야기 14편, 여우 이야기 4편, 구렁이 이야기 5편, 기타 10편 등으로 나누었다. 모두 33편의 이야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가운데 「은혜 갚은 호랑이」와 같이 호랑이 이야기가 많은 편수를 차지한다.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인물담이나 사건담에 등장하는 것과 지명 유래담에 등장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이보다도 훨씬 많다. 이것은 포천이 지리적으로 높고 낮은 산이 많기 때문에, 예로부터 호랑이에 얽힌 이야기가 널리 유포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이야기 편수는 적지만 기타에 들어 있는 개구리를 다룬 「은혜 갚은 개구리」, 쥐를 다룬 「쥐 이야기」, 꿩, 두더지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이[蝨]를 다룬 「이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듣는 사람이나 이야기하는 사람의 뛰어난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설화에는 사람들의 소박한 꿈과 낭만이 함께 깃들여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4. 귀신담(鬼神譚)

귀신담은 이야기의 주체가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귀신이다. 이 유형도 귀신의 성격에 따라 학문적으로 다양한 하위 갈래가 있을 수 있다. 포천 지역의 설화에서는 「도깨비 이야기」, 「어리석은 도깨비」, 「요술 목걸이」 등과 같은 도깨비 이야기가 17편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밖에 조상신이나 산신령, 그리고 기타 잡귀들의 이야기는 모두 9편으로 그리 풍부하게 전승되는 편은 아니라고 하겠다.

5. 소화(笑話)

소화는 말 그대로 ‘웃기는 이야기’ 또는 ‘웃기기 위한 이야기’로 일반적으로는 그냥 ‘우스개 소리’라고 하는 것을 말한다. 「방귀 이야기」, 「거짓말 가마니」와 같이 방귀와 거짓말을 제재로 한 이야기가 각각 3편과 4편이고, 기타가 5편이다.

6. 지명 유래담(地名由來譚)

지명 유래담은 원래 조사·채록된 자료의 편수가 단일 유형으로는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 설화로서의 구성과 체재를 어느 정도 갖춘 것으로 정리된 것이 「무럭재」, 「여호 고개」, 「축석령과 오백주」 등을 비롯하여 모두 42편이다. 따로 하위의 분류 항목을 두지 않았지만, 지역적 특징을 구비한 다양한 유형의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포천 지역은 이른 시기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고, 이후 포천은 한반도의 중심부에 있는 관계로 예부터 여러 세력권의 쟁탈지였다. 조선 시대 이래 포천은 서울에서 원산 방향의 북관으로 나가는 길목이었고, 서울과 가까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사대부 양반들의 은거지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또한 함경도 일대의 물산이 포천에서 모여서 서울로 전달되는 집결지였다. 근세사에서는 전쟁의 격동지였고, 실향민이 많이 정착한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토박이 주민이 비교적 적고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와 같은 지역적 특성과 더불어 포천에는 다양한 설화들이 전승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궁예왕건에 얽힌 설화, 태조 이성계에 관련된 설화, 전주 이씨를 비롯한 대지주들의 집안 관련 설화, 오성한음이나 이서구 대감을 비롯한 은거 양반들의 설화 등이 널리 분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포천에는 민중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무명 인물들의 이야기, 다양한 사건담,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 도깨비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귀신 이야기, 해학과 재치가 돋보이는 우스개 소리, 마을마다 골짜기마다에 얽혀 있는 땅 이름의 유래 등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있다.

이러한 설화들은 각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민족적 보편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나아가 인류의 공통 심성에 닿아 있다. 포천 지역 설화는 설화 일반의 보편적 특성을 기저로 하여 이 지역 나름의 역사적·지리적 특징과 전통이 가미되어 형성되고 전승되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외지에서 유입된 정서들도 아울러 수용하면서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귀중한 문화유산을 오늘의 삶에 어떻게 유용하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포천의 설화 자료들도 일차적으로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중등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선행 작업들을 참고로 하여 지역 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