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701806 |
---|---|
한자 | 京仁八景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임병권 |
[정의]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전해지는 시조.
[개설]
「경인 팔경(京仁八景)」은 우현(又玄) 고유섭(高裕燮)[1905~1944]이 경성 제국 대학 예과 1학년 때인 1925년 12월에 『동아 일보』에 발표한 8편의 연시조이다.
[구성]
「경인 팔경」은 ‘효창원 춘경’으로 시작해서 ‘한강 추경’, ‘오류원두 추경’, ‘소사 도원 춘경’, ‘부평 하경’, ‘염전 추경’, ‘북망 춘경’ 그리고 ‘차중 동경’으로 끝난다.
[내용]
「경인팔경」은 통학을 하는 중에 기차 밖 풍경을 바라보며 당시 농촌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시조이다. 경성에서 시작하여 용산, 한강, 오류동, 소사, 부평, 주안, 지금의 동인천역인 축현역에 도착할 때까지의 풍경을 그렸다. 예를 들어, ‘염전 추경(鹽田秋景)’은 소금밭이었던 주안역 일대를 통과할 때 느끼는 감회를 읊은 시조이고 ‘북망 춘경’은 문학 향교의 산자락의 봄 풍경을 노래한 시조이다. ‘차중 동경(車中冬景)’은 차속에서 느끼는 겨울 풍경을 노래하는데 초점은 화자의 내면 풍경으로 옮겨간다.
특히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와 관련이 있는 ‘염전 추경’은 다음과 같다.
물빛엔 흰뫼지고 孤帆은 아득하다./天柱는 맑게높어 赤雲만 也自波를/어즈버 옛날의 뜻을 그님께 알외과뎌.
[특징]
「경인팔경」은 기차 밖으로 보이는 외면 풍경을 주로 그리지만, 전체 시조의 결론 역할을 하는 ‘차중 동경’에서는 근대 문명의 이기인 기차를 타고 통학하던 인천 학생들의 내면 풍경이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근대 문명과 나라를 빼앗긴 학생들의 마음을 암시적으로 그린 점이 이 시조의 특징이다. 고유섭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이 시조에서도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동시에 고유섭의 「경인 팔경」을 통해서 철도의 등장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인식 변화와 감수성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의의와 평가]
고유섭은 보성 고등 보통학교 시절 ‘경인 기차 통학생 친목회’ 문예부 회원으로 활동하며 작품을 쓰고 발표하기 시작했다. 또한 경성 제국 대학 예과 시절에는 ‘오명회(五明會)’, 본과 시절에는 ‘문우회(文友會)’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문학 작품을 발표했다.
이런 활동으로 고유섭은 인천 문화 운동사의 첫 페이지를 여는 데 중요한 일역을 담당했다. 고유섭은 인천 문화 운동의 중심인 ‘경인 기차 통학생 친목회’의 핵심 인물이 되어 단체를 이끌어 갔고, 이런 활동의 문학적 결실 중 하나가 바로 『동아 일보』에 발표한 시조 「경인 팔경」이다.
8경의 모습 중에서 특히 ‘염전 추경’은 과거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금은 도심의 번화가로 변한 주안동이 과거에 염전이었다는 사실은 실로 상상하기 어렵다.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배가 보이는 주안 염전의 가을 모습을 통해 인천광역시 미추홀구가 어떻게 도시화의 길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다.